요즘 티비를 틀어 채널을 돌려보면 연예인 가족들이 홍수처럼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 몇 가지 채널만 돌려봐도 그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이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육아예능, 연예인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해외로 여행 보내는 예능, 연예인 자식들을 둔

부모님이 나오는 예능까지 정말 다양하게 나온다. 물론 처음에는 연예인들의 가족들이 나왔을 때 신선했다. 화려하고 찬란한, 말 그대로 밤하늘의 별 같은 그들도 누군가의 아들, 딸 또는 엄마, 아빠의 모습으로 티비 속에 등장하니깐 친근했었다. 하지만 그 친근함도 잠시였다. 점점 그들의 화려한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또 예쁘고 비싸 보이는 옷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아가 일반인들이라면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겨우 휴가를 내서 가야할 해외여행을 그들은

대수롭지 않게 가는 것들을 나는 접하게 되었다. 더 이상 그들의 삶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들의 가족들도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tvn에서 하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예능을 보게 되었다. 이 예능의 장소는 우리가 평소에 그저 왔다 갔다 하는 길거리이다.

진행자가 그냥 길을 가다가 사람을 만나 퀴즈를 낸다. 그 사람이 퀴즈5개를 다 맞추면 상금을 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내가 이 예능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재가 정말 신선해서 이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대화를 하면서 그 속에서 재미를 찾아낸다. 또 운이 좋게 퀴즈를 다 맞추면 100만원이 주어진다. 나는 가끔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이 예능은 어쩌면 헛된

상상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주기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행자가 개그맨 유재석이라는 점에서 호감을 불러일으켰다. 유재석은 평소 바른 이미지와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유재석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C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유재석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국민 MC다운

진행 실력을 보여줬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서부터 몇 십년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한 어르신까지 각 세대에 맞게 진행방식을 달리하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방송을 해 본적이 없는 시민들이라서 다소 긴장하여 질문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할 때에도 유재석은 당황하지 않고 재치 있게 이어나갔다.

게다가 개그맨 조세호와의 케미를 더 해 보는 사람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연예인들의 가족 예능이 대다수인 요즘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시민참여형 로드쇼라는 새로운 길을 나아갔다. 시민참여형 예능, 자칫하면 민폐가 되거나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방식이다. 그 예로는 시민들의 집에 들어가 밥 한끼를 얻어먹는 예능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연예인이지만 실제로는 처음 보는 사이인 사람이 대뜸 밥을 같이 먹자고 한다. 거기에 더 나아가 밥을 대접하는 것이 아닌, 밥을 대접해 달라고 한다.

그것도 시민의 집 안에서 말이다. 시민이 허락한다면 많은 카메라와 스텝들이 집안에까지 들어와 촬영을 한다. 이런 것들은 다소 시민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허락한다면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과 요리 실력까지 보여주어야 하니깐 말이다.

만약 거절한다면 그들은 연예인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허락을 해도, 거절을 해도 시민들에게 조금은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다르다. 일단 길거리에서 진행이 되니 시민들은 자신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또 가벼운 대화로 이어나가기 때문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퀴즈를 맞추면 100만원을 현장에서 바로 지급해 준다.

이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아마 이 퀴즈를 거절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을 것 같다.

나는 앞으로도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즐겨볼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오래하기를 바란다. 또 여러지역에 조금더 다양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신선한 시민참여형 예능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 Recent posts